25.06.05 감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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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won Jeong

단호박 크림치즈 사워도우
  1. 쉬는 날 보건소에 가서 심리 상담 소견서를 받았다. 소견서가 있으면 나라에서 심리상담 비용을 지원해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 나라에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 인지 요즘 이런 마음 건강 사업이 많은 것 같다. 사회 학교에서도 정신 건강 코칭을 지원해준다. 다양한 종류의 심리상담을 경험해볼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다.
  2. 나 자신을 보는 태도를 좀 더 긍정적이고 포용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 이번 해에 또 새로 심리 상담을 시작하려 한다. 작년에도 큰 도움을 받았지만 두달은 좀 시간이 부족했던 감이 있어서, 좀 더 길게 훈련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생각도 물 같아서 자주 흐르는 방향으로 길이 트고, 길이 트면 자꾸 그 방향으로만 흐른다고 한다.
  3. 근처 새로 생긴 테라로사에 왔다! 우리 나라 브랜드의 카페 중 커피도 맛있고 인테리어도 트렌디해서 새로운 지점을 볼 때 마다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다. 시그니처 핫 브루를 마시는데 프루티하고 경쾌해서 가볍게 마시기 좋다.
  4. 쉬는 날이지만 향수도 뿌리고 화장도 하고 나왔다. 오늘은 오버핏 셔츠에 넘버 파이브 향수를 뿌리고 똥머리를 했다. 옷도 화장품도 진짜 잘 안 사는 편이지만 있는 것 가지고도 어떤 컨셉을 가지고 입어볼 수 있는 것이 나름의 재미가 있다.
  5. 패션 디자인은 메세지를 전하는 행위라는 인식을 갖고 나니 행인들을 보면 예쁘고 잘생기게 입었지만 판에 박힌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나도 20대에는 남들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옷들만 고르다 보니 재미 없는 옷차림을 자주 했던 것 같다. 어떤 나를 표현하고 싶은지 인식해 보면, 쇼핑에 쓰는 시간도 돈도 낭비가 아니라 새로운 갖춤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6. 언제나 딱 이맘 때 되면 슬슬 지겹고, 별 일도 없는데 새로운 사회 학교는 없나 발이 근질거리고, 그런 감정이 올라온다. 이번에는 그런 감정을 변화의 가능성으로 보되, 자꾸 미래를 정의하려 애쓰기 보다 다시 돌아와서 불확실한 오늘을 살아가는 연습을 한다.
  7. 집 근처에 엄청 큰 쇼핑몰이 생겼다. 육개월 간 공사를 하던 곳인데 오늘 우연히 들어와 보니 깨끗하고 좋은 것 같다. 서울은 이런 편의 시설이 발에 채이는 곳곳에 있으니 그 인프라를 감사히 여기고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8. 태권도 가면 나 빼고 거의 다 검은 띠라서 좀 주눅이 든다. 한켠 거울 앞에서 혼자 주먹질(?)을 연습하고 있는 게 예전 같았으면 창피하고 서툴어 보여 싫었겠지만 지금은 덜 싫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난 처음이니 당연하지 다들 처음엔 그랬겠지 하고…
  9. ‘힘을 빼는 것’은 주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갖춤이다. 태권도에서도 처음엔 그저 힘을 빡 주고 임하다가, 어떤 단계가 되면 힘을 빼야 하는 구간에서 이완해야 더 높은 단계로 갈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아직 사회에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늘 긴장이 되고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그래도 힘 빼고 갈 수 있는 분야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니 언젠가 사회를 힘빼고 대할 수 있어지겠지
  10. 내가 잘 때 이갈이를 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처음 알았다. 치과에서 의심된다고는 했지만 설마 설마 했는데 자다 깨서 이갈이를 하는 나를 목격했다! 이럴 수가… 법문에서 ‘잘 때 가위 눌리고 이갈이하고 코골이하는 사람들이 참 힘든 사람들’이라고 들었는데 그 중 두개나 해당 되네. 직접 겪어 보니 앞으로 잘 때 이상한 버릇 있는 사람들 보더라도 힘든가 보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11. 오늘 MICE 채용 홈페이지에 이력을 업데이트하는 게 목표였는데 다 끝내고 저장 버튼 누르니 다 날아갔다. 정말 어이가 없지만 어쨌든 계획을 실행했으니 됐다.
  12. 집에서 책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인터넷 쇼핑도 하는데 가만 있는 건 어렵다. 내게는 감정의 주기가 있는데 의욕의 불씨가 살아나면 조급함도 같이 온다. 그럴 때면 일부러 느리게, 일부러 한발 뒤로, 그런 걸 연습한다.
  13. 예를 들어 야식을 몇일 내내 안먹었다면 일부러 하루 정도는 치킨을 시켜서 양껏 먹는다. 하루하루 통제를 너무 잘 지켜 나간다고 생각 될 때 쯤 내게 브레이크를 주어서 압을 푼다. 그러면 그 작은 뒷걸음질이 도움닫기가 되어 계속 나아가기가 더 쉬워진다.
  14. 태권도에서 타격을 했다. 오늘은 흰띠가 한 명 더 있어서 위안이 됐다. 우스꽝스럽게 땀 흘리며 움직이고 나오면 개운하다.
  15. 오늘은 자전거 타고 태권도에 가니 광진구 지리를 좀 더 잘 알게 됐다. 길치이기에 직접 뚜벅뚜벅 다녀보다 보면 조각난 서울들이 합쳐지며 총체적으로 보이게 되는 경험을 한다.
  16. 단호박 크림치즈 100%쌀 사워도우를 저녁으로 사먹었다. 새로운 걸 시도했는데 사장님이 바게트조각을 서비스로 주셨다.
  17. 서울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을 봤다. 미래의 서울이 넘 아름답고, 음악도 좋고. 화성과 지구가 연결되는 기적이 서로에 대한 간절함에서 오는 통함처럼 느껴졌다. 재미있었다.
  18. 그리고 드라마 < 미지의 서울 > 도 보고 있다. 꼭 어떤 것에 관심이 가면 관련된 컨텐츠들을 찾아 보게 된다.
  19. 고집스럽게 법문만 듣던 것에서 요즘은 최신 드라마나 영화도 많이 보는 걸로 바꼈다. 간접적으로 나와 접점이 없는 세상을 접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20. 얼굴이 화끈 거릴 때 그걸 인식하고 족욕을 하고 얼굴 냉찜질을 해줄 수 있는 의식적 행동

25.11.01~11.10 일지

25.10.11~10.31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