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태릉 쪽에 집을 보러 다녀 왔다. 지금 집 벌레가 견딜 수 없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 거의 삼 년은 살았던 동네인데 하도 학교 밖으로 나가질 않아서 아직도 낯설다 ^-^
사실 지금 서울 공부를 하고 있기에 왠지 이것도 공부의 일환으로 일어나는 일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서울에 돌아오는 순간 부터 서초구 -> 용산구 -> 종로구 -> 마포구 -> 광진구를 떠돌고 있으니 이번엔 노원구 차례가 된 것인가 ..?
오늘은 집을 세 개 봤는데 전부 다 작아서 지금이랑 별 차이가 없거나, 채광이 너무 답답하거나, 들어가는 순간부터 별로 끌림이 없었다.
신축이었으면 좋겠고 역세권이었으면 좋겠고 풀옵션이었으면 좋겠고 많이 넓진 않더라도 확 트인 느낌이면 좋겠는데 이러면 못 구하는 건가?! ㅎㅎ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다짐했던 서울 공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다음엔 송파구에 집을 보러 갈 것 같다.

2.
주변에서 드라마 <멜로가 체질> 재밌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오늘 정주행을 시작했다. 이렇게 많이 들릴 동안 보지 않은 것도 꽤나 고집이었던 것 같다. ㅎㅅㅎ
예전엔 드라마는 시간 낭비라 생각했고 심지어 한국 드라마는 더욱 그렇다 생각했다.
(외국어 공부가 안되니까. 드라마를 봐도 외국 걸로, 외국 자막으로 봐야 뭔가 도움이 되는 거라 생각했다 ,,, ㅎㅎ)
하지만 요즘은 왠지 여러 한국 드라마들이 끌려서 그냥 보고 있다.
점장님이 최고의 힐링이 평일 휴무에 아이 학교 보내고 커튼 사이로 햇살이 살며시 들어오는 거실 소파에 누워 한쪽 발을 소파에 딱 걸치고 TV소리를 백색 소음 삼아 스르르 잠에 빠질 때라 하셨는데,
그 때 들었던 생각이, 그런 힐링의 순간은 나도 휴무에 많았는데! 한번도 뭔가 그 순간을 좋아한다는 느낌보다는 자고 일어나서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그런 순간은 그대로 좋아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드라마 보면서 신기한 게 그동안 하도 많은 곳을 돌아 다니며 살아서 그런지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 중 “ 어 저거 ㅇㅇ같은데 ” 하면 진짜 맞은 적이 많았던 것도 그렇고,
주인공의 힘든 감정, 현실을 꿰뚫는 대사, 여러 인물이 살아가는 형태 등등 공감되는 게 많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공간에도 익숙해지고 그 안의 여러 사람들의 삶을 이해해 가고 있다면 나도 모르게 서울을 잘 공부하고 있단 뜻이겠지 ?!

3.
요즘 생긴 또 다른 취미는 네이버 지도를 뒤적뒤적하며 서울 갈만한 곳들을 찾아 즐겨찾기에 지역별로 추가해두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디 다른 지역에 가도 , 간 김에 여기 가볼까? 거기 가볼까? 하면서 되게 그 기회를 알차게 써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되게 J 같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몇 달에 한번 이사하며 지내는 걸 알고 나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ㅋ-ㅋ
보통 음식점이나 카페가 많고 지역 박물관이나 명소같은 것도 있고. 얼마 전엔 지금 지내는 광진구에 서울시립천문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ㅎㅎ
가보고 싶던 그 카페에 가기 위해 그 지역에 가는지, 그 지역에 가기 위해 그 카페에 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디든 발 닿는 곳에 우연은 없다고 하니까 .
체력이 허락하는 하에서 무리하지 않고 다녀 보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