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처음 갔을 때, 이렇게까지 빠른 도시가 있다는 게 충격이었다.

지하철은 0.1초도 틀리지 않았고,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걸었다. 식당에서 자리에 앉으면 30초 안에 주문을 받으러 왔다. 도시 전체가 무언가를 향해 쉬지 않고 달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야우마테이 골목 안쪽에서 혼자 걷던 그 시간이 제일 조용했다. 재래시장 사이를 헤집으며 노란 불빛 아래 뭔가를 구경하다 보면, 내가 왜 이렇게 쉬지 않고 살아왔는지 생각이 났다.

빠른 도시에서 느리게 걷는 것. 그게 여행이 주는 선물인 것 같다.

침사추이 스타페리에서 바라본 야경은 사진으로는 절대 담기지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서 눈으로만 봐야 하는 것들이 있다.

홍콩은 두 번 가고 싶은 도시다. 처음엔 그 빠름에 압도당하고, 두 번째엔 그 안의 고요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